‘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는 주식투자 용어다. 주가가 급락 후 임시로 소폭 회복된 것을 의미한다. 일시적으로 주가가 튀어 오른 것을 죽은 고양이가 꿈틀한다는 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죽은 고양이도 튀어 오른다(Even a dead cat will bounce if it falls from a great height)라는 월가(Wall Street)의 주식시장 표현에서 유래했다.
2024년 아파트 매매시장의 거래회복 및 가격상승 추세가 8월을 기점으로 다시 주춤해지자, 올해 주택시장이 이러한 ‘데드 캣 바운스’ 장세였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아파트 거래시장의 상승을 이끌었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신고일 기준)는 2023년 12월 1790건으로 저점을 기록한 후, 2024년 7월(9518건)까지 7개월간 연속 거래증가 패턴을 이어오다, 8월 7609건으로 증가추세가 끊어졌다. 8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도 6만648건으로 전월(6만8296건) 대비 11.2% 감소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9월 초(9월2일 0.21%, 9월9일 0.23%)엔 0.2%대 상승을 유지하다, 이후 3주 연속 상승률(9월16일 0.16%, 9월23일 0.12%, 9월30일 0.1%)이 둔화한 상태다. 강남권과 한강변 등 서울 주요 아파트 매도희망가격은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으나, 대출규제 및 단기급등 피로감 누적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됐다. 매도·매수 희망가 격차는 벌어지고 매입 관망 움직임이 아파트 거래량과 매가 상승폭을 낮추고 있다.
강남권과 한강변 등 거주 선호지역 아파트들은 연내 가격 고점을 회복한 곳들이 상당하다. 매매가 급등에 대한 매수심리 부담 외에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총량 규제가 겹치는 등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줄이기 위한 부동산 수요억제책이 주택시장 숨고르기를 만들어 냈다.
실제 4분기 내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변동금리 차주의 무분별한 대출 운용을 제어하며 과열된 수도권 주택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스트레스 DSR 2단계를 시행(9월 실시, 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 즉 ‘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한도를 산출)했다. 이 외에도 다주택자 생활안정자금대출 한도 축소(2억원→1억원)와 주택담보대출의 MCI·MCG 취급을 제한(모기지 신용보험 보증 취급을 제한해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금액을 제외하고 대출)하고, 아파트 입주장에서 소유권 보전 및 이전 조건의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하며 갭투자를 막고 있다. 주택시장으로 흘러가는 돈줄을 옥죄는 것이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제도 같이 근본적으로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의 대출을 권고하는 움직임이 이어질 전망이라, 서울처럼 가격이 단기급등한 지역 위주로 매수 관망과 가격상승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흐름을 두고 일각에선 주택 매매시장이 하락 변곡점에 접어들 것이라는 목소리와 연내 가격상승은 일시적 반등장(Dead cat bounce)이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2023년처럼 하락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다소 한계가 있다고 본다. 전세가의 꾸준한 오름세, 수요자의 신축 주택 선호, 2025년 평년보다 적은 준공(입주)물량, 노후계획도시 개발 등 정비사업 호재, 자산가치 상승을 염두에 둔 서울 주택구입 수요의 쏠림 등을 고려할 때, 가격상승 추세가 완전히 꺾여 하락세로 돌아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 등은 연내 가격이 고점수준으로 단기 회복하며 상대적으로 덜 오른 경기·인천 지역으로의 수요 이동 또는 가격 갭 메우기 현상이 발현될 수 있겠다. 경기·인천은 9억원 이하 5억원 한도 내 매입대출로 1~3%대 저리대출이 가능한 신생아특례대출 이용이 가능한 가액 대의 아파트가 포진해 있다. 특히 경기도는 2025년 아파트 입주물량(5만7677가구)이 전년(9만8664가구) 대비 크게 감소해, 2025년에도 전세가 상승세가 지속하며 매매시장을 받쳐줄 것으로 예상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우리은행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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