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도 없는 국내 대기업 ‘ESG위원회’ 수두룩

안건 60%는 단순보고…“ESG 경영 관심도 점차 낮아져” 

 

국내 대기업들의 ESG위원회 설치율이 절반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하는 36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3.7%인 194개만이 ESG위원회나 유사한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준 조사(48.5%, 175개)보다는 19개가 늘어났다. 

 

ESG위원회에서 지난해 열린 회의는 총 595회다. 위원회당 연평균 3.8회로 분기당 1회에 못미쳤다. 회의에 상정된 안건은 총 1361건이었는데, 이중 64%(875건)가 단순 보고였으며, 가결을 필요로 하는 안건은 35.7%(486건) 수준이었다.

 

ESG위원회에서 의결을 요하는 486건의 안건을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분야로 분류해 본 결과, 직접 관련된 내용은 16.3%(79건)에 그쳤다. 나머지는 ESG 관련성보다는 기업 전략이나 주주환원 등의 기타 안건이 대부분이었다. 

 

업종별 ESG위원회 설치율을 보면, 4대 금융지주를 포함한 지주사들과 이동통신 3사는 100% 운영을 하고 있다. 이어 500대 기업에 포함된 공기업 10곳 중 9곳(90%)이 ESG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조선·기계·설비업 70%, 증권업 70%, 상사업종과 생활용품 66.7%, 서비스업 65.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철강업(21.4%)과 제약업(25.0%)에서는 ESG위원회를 운영하는 기업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ESG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위원은 총 624명이었으며, 이 중 78.4%(489명)가 사외이사였다. 사내이사는 21.8%(136명)의 비중을 차지했다. 

 

위원장이 지정된 ESG위원회는 96곳에 불과했으며, 98곳은 위원장이 없거나 공시되지 않았다. 또한 위원장이 있는 96곳 중 사내이사가 위원장을 맡은 경우는 단 5곳뿐이었다. 지난해 사내이사가 ESG위원장을 맡은 비율(7.7%, 12명)보다 더 줄어든 것으로, 리더스인덱스는 “ESG 경영에 대한 기업의 관심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풀이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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