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밸류체인, 화장품 넘어 라이프스타일로

“뷰티 디바이스, 이너뷰티, 에스테틱 확장…글로벌 산업으로 진화” 

 

“K-뷰티는 전통적인 화장품 밸류체인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이제는 뷰티 디바이스이너뷰티에스테틱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하며 글로벌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삼일PwC가 발표한 ‘K-뷰티 밸류체인의 전략적 결합과 M&A 동향’ 보고서에서 심양규 파트너는 이렇게 진단했다. K-뷰티 산업이 화장품을 생산·판매하는 단계를 넘어제조·브랜드·유통이 전략적으로 결합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K-뷰티의 밸류체인은 기획·개발 원료·부자재 제품·생산 유통·판매의 네 단계로 구성된다종합 화장품 기업이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하고, OEM·ODM 기업은 브랜드사의 위탁 생산을 맡으며원료·부자재 업체·브랜드사·유통 플랫폼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식 뷰티 관리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밸류체인의 외연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홈케어 디바이스맞춤형 뷰티 솔루션이너뷰티헤어케어 등 다양한 영역이 산업 포트폴리오에 편입되면서 K-뷰티는 점차 라이프스타일 산업으로 진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제조·브랜드·유통·미용기기 전 부문에서 활발한 거래

 

보고서는 최근 10여 년간 K-뷰티 M&A 흐름이 크게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2017~2019년에는 글로벌 뷰티 기업들이 국내 선도 브랜드를 인수하며 시장에 진입했지만아모레퍼시픽의 코스알엑스(COSRX) 인수를 기점으로 국내 대기업이 유망 인디브랜드를 흡수하는 전략으로 방향이 전환됐다현재는 재무적 투자자(FI)까지 가세하면서 산업 전반에서 활발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제조 부문은 여전히 FI(재무적 투자자)와 SI(전략적 투자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는 영역이다. ODM·OEM 기업이나 화장품 용기 제조사는 브랜드 성장과 직결되는 인프라로 평가받으며꾸준히 인수·매각이 이루어지고 있다최근에도 재무적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수익성과 글로벌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디케이화장품과 삼화를 들 수 있다지디케이화장품은 2015년 JKL파트너스퀸테사인베스트먼트헤임달PE가 공동 인수했으나, 8년 만에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되었다이는 FI가 장기간 기업을 보유하며 글로벌 고객사와 ODM 역량을 키운 뒤 성공적으로 엑시트한 전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반면 화장품 용기 제조사 삼화는 2021년 TPG에 인수된 지 불과 1년 8개월 만에 KKR에 재매각되며 단기간 투자 회수 전략의 모범적 사례로 꼽힌다.

 

 

이처럼 FI 주도의 제조사 M&A는 장기 보유와 단기 엑시트라는 두 가지 상반된 전략이 공존하며산업 전반의 성장성과 투자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이는 제조 부문이 앞으로도 FI의 포트폴리오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남을 것임을 시사한다.

 

브랜드 부문에서는 더마·클린뷰티를 중심으로 기초 스킨케어 브랜드에 대한 투자와, SNS 마케팅에 강점을 지닌 색조 브랜드 인수가 활발히 진행됐다.

 

유통 부문에서는 올리브영과 실리콘투 같은 주요 플랫폼이 브랜드에 직접 투자하거나 지분 참여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뷰티 디바이스와 서비스 영역에서도 FI 중심의 활발한 움직임이 관찰된다고주파 미용기기 업체 비올은 VIG파트너스에제이시스메디칼은 아키메드에 인수됐으며블랙스톤PE는 준오뷰티 인수 추진에 나섰다.

 

티르티르·서린컴퍼니·코스알엑스K-뷰티 매력적

 

보고서가 꼽은 대표 거래 사례로는 티르티르서린컴퍼니(라운드랩), 라카코스메틱스리봄화장품코스알엑스 등이 있다.

 

티르티르는 2023년 더함파트너스가 49%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2024년 구다이글로벌이 50%를 추가 확보하며 일본·북미 시장 확장을 본격화했다서린컴퍼니는 2023년 칼립스캐피탈·메리츠증권에 인수된 이후 2025년 구다이글로벌에 매각되며 단기간에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리봄화장품은 2024년 동국제약이 90%를 인수해 제약업계의 화장품 사업 다각화 사례로 주목받았으며라카코스메틱스는 구다이글로벌 편입을 통해 색조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의 축이 됐다코스알엑스는 아모레퍼시픽이 단계적으로 지분을 확보하며 국내 최대 규모 M&A로 기록됐다.

 

이들 거래는 K-뷰티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성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FI와 SI 모두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OEM·ODM, 인디브랜드의 숨은 동력…생태계 진화

 

OEM·ODM 기업은 다양한 SKU(재고 관리 단위, Stock Keeping Unit)를 단기간에 생산할 수 있는 유연성과 글로벌 인증·R&D 역량을 무기로 글로벌 브랜드의 전략적 파트너로 성장했다인디브랜드는 SNS와 숏폼 콘텐츠를 활용해 빠르게 성장하며 자체 생산 설비 없이도 OEM·ODM 구조를 활용해 유연하게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의 성장과 제조사의 성장이 선순환 구조를 이루었고이는 K-뷰티 전체의 파급력을 확대하는 중요한 동력이 됐다.

 

심양규 파트너는 “K-뷰티 밸류체인은 이제 각 부문이 독립적으로 성장하는 단계를 넘어제조·브랜드·유통이 전략적으로 결합하는 유기적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며 고도화된 제조 기술브랜드 파워플랫폼 중심의 유통 역량이 맞물리면서 산업 성장 잠재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향후 M&A는 단순한 매각·인수를 넘어 밸류체인 간 시너지 창출을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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