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산업특화 소프트웨어 시장 급격 성장

5년새 2배 성장…“산업특화 클라우드 구축 지원해야” 지적 

 

특정 산업의 고유한 문제를 해결하는 산업특화 소프트웨어 시장이 AI 시대를 맞아 급속도로 성장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펴낸 ‘산업경쟁력 강화의 원동력, 산업특화 소프트웨어의 성장 동인과 주요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특화 소프트웨어 시장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간 1.4배 성장하는데 그쳤으나, 2021년 이후 5년 사이 2.3배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을 구간별로 나눠서 보면 2011~2015년 사이 2.2%에서 2016~1010년 4.8%로 상승한 뒤, 2021~2025년 사이에는 19.0%로 뛰어올랐다. 

 

2020년 이전에는 제조, 헬스케어, 금융 등에서 쓰이는 산업특화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가 범용 소프트웨어 단일 제품보다 작은 수준이었다. 활용 역시 대기업을 중심으로 제한된 업무로 제한됐고, 중소·중견기업은 개발·운영 역량이 부족해 산업특화 소프트웨어 도입이 어려웠다. 

 

결국, 중소·중견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범용 소프트웨어 위주로 투자하거나 간소화된 디지털 도구에 의존했고, 대기업 역시 특정 업무와 관련된 단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산업특화 소프트웨어를 부분적으로 활용하는데 그쳤다. 

 

이로 인해 송금·결제(금융), 전자의료기록관리(헬스케어), 예약(항공여객), 딜러관리(자동차) 등 주요 산업특화 소프트웨어는 수십 년간 소수 기업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했다. 

 

클라우드와 AI, 산업용 SW 구도 바꿔…디지털화 지원 확대 필요

 

하지만 2020년 이후 산업특화 소프트웨어 시장은 공급과 수요, 기술 등 세가지 요인에서 큰 변화를 겪었다. 

 

공급 측면에서는, 빅테크 기업이 클라우드 방식으로 산업특화 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출하면서 소프트웨어의 서비스화 및 중소·중견기업의 활용을 촉발했다. MS, 구글, 아마존, IBM 등이 클라우드 방식의 산업특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시장간·산업간 경계가 해체되기 시작한 것이다. 

 

클라우드 플랫폼이 제공하는 각종 개발 도구와 데이터 등을 활용해 클라우드 방식으로 산업특화 소프트웨어(Vertical SaaS)를 제공하는 기업이 증가했다. 또, 클라우드를 통한 소프트웨어의 서비스화는 자금력과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의 산업특화 소프트웨어 사용을 유도하기도 했다. 

 

수요 요인에서는, 다양한 산업에서 기업 업무, 제품 구조, 비즈니스 모델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하는 SDX가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자동차(테슬라, 현대차), 미디어(넷플릭스, 컴캐스트), 헬스케어(필립스, GE), 유통(아마존, 월마트) 등 주요 산업에서 스스로 소프트웨어 기업이라고 선언한 기업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산업 패러다임이 등장하면서 분절적으로 사용되던 산업특화 소프트웨어는 전사 공통의 기간 시스템에 통합됐다. 

 

여기에 기술요인으로 AI가 등장하면서 산업특화 소프트웨어의 혁신이 촉발됐다. 산업별 데이터를 학습해 산업고유의 난제를 해결하는 AI 기반의 산업특화 소프트웨어가 등장했다. 전통 소프트웨어는 정형화된 데이터만 이용했으나 AI는 원시텍스트, 멀티미디어, 웹페이지 등 복잡하고 이질적인 비정형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특정 산업 문제를 해결하는 AI 기업이 등장했다. 기존의 산업특화 소프트웨어 공급기업도 AI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보고서는 공급, 수요, 기술이라는 세 가지 요인의 연계를 강화하면 산업경쟁력에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특화 소프트웨어 활용방안으로는, 먼저 산업특화 클라우드 활성화를 위해 산업별 활용 실태를 파악하고, 인프라 구축부터 제도 개선과 실증 등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독일의 경우 정부가 BMW 등 완성차업체, 보쉬 등 부품공급업체, 도이치텔레콤 등 통신업체 등이 참여한 자동차 산업 특화 클라우드 구축을 지원한 사례도 예로 들었다. 

 

또,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전 산업의 클라우드 활용 및 디지털 서비스화를 촉진하기 위한 지원 사업 확대도 필요핟고 했다. 

 

AI를 활용한 산업특화 소프트웨어 개발 및 적용을 위해 창업 지원, 기반 기술 개발, 부처 간 협력 등의 정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AI 기술 자체 혁신 외에도 산업 활용에 집중하는 AI 스타트업도 지원하는 방안을 제언했다. 

 

산업별 다수의 기업이 모여 역량을 모으는 산업내 협력 프로젝트도 경쟁력 강화 방안 중 하나로 제시했다. 산업특화 클라우드 기업과 컨설팅, 투자사 등이 자금, 기술, 경영 자문 등 제공하는 협력 프로젝트가 금융산업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산업별로 개발된 소프트웨어 중 공통 활용이 가능한 기술을 통합하는 등 협력적 소프트웨어 혁신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의 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