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2026] “음식이 아무리 맛있어도 손님이 모르면 그만이고, 사장님이 요리에만 전념할 수 없다면 그건 장사가 아니라 노동입니다.”
지난 15일부터 3일간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한 관계자의 말은 오늘날 소상공인이 처한 현실을 날카롭게 꿰뚫었다.
이제 창업은 ‘무엇을 파느냐’의 문제를 넘어 ‘어떻게 기술을 부리느냐’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디자인과 운영, 서빙과 청소, 보안까지 스마트 기술로 제어하는 시대다. 여기에 고객의 마음을 훔치는 마케팅과 심리적 타이밍까지 계산한 AI 리뷰 대응이 더해지며, 장사의 패러다임이 ‘노동’에서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중기이코노미가 창업 현장의 실질적인 어려움을 기술로 풀어냄으로써 ‘시스템 설계’라는 새로운 생존 전략을 써 내려가고 있는 우리 기업들을 만나봤다.
“K-정서까지 완벽하게 이해한 AI가 리뷰 답글로 손님을 부른다”
이번 박람회 현장은 ‘어떻게 손님을 끌어모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뜨거웠다. 그중에서도 ‘리뷰’는 음식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제2의 매출’이자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다. 바쁜 조리 시간 중 쏟아지는 리뷰에 일일이 답글을 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토더(toorder)는 이런 사장님들의 가려운 곳을 AI 기술로 해결했다. 이 회사의 이영주 대표는 “우리는 한국 F&B 특유의 정서를 학습시켜 손님들이 다는 워딩을 찰떡같이 이해하도록 훈련시켰다”며, “예를 들어, ‘개 같다’와 같은 표현이 있을 때 이전에는 ‘개도 먹을 정도로 맛있으셨군요’로 오역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우리는 문화적 뉘앙스까지 해석해 ‘부정’의 뜻으로 분류한다”고 설명했다. 즉, ‘개 맛있어요’, ‘맛이 개떡 같다’ 등 미묘한 차이를 ‘찰떡같이’ 이해할 수 있도록 훈련한 것이다.

리뷰가 달리면 즉시 점주에게 카카오톡 알림을 보내 실시간 대응을 돕는데, 점주의 성향에 따라 전적으로 AI에게 응대를 맡기거나, 특정 리뷰만 직접 관리하는 맞춤형 설정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토더가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타이밍’에 있다. 전략적 답글 알림으로 재주문을 유도하는 마케팅 기법이 매출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단순히 즉각적으로 답장하는 것이 아닌, 업종별로 재주문이 가장 활발한 시간대를 노리는데, 예를 들어, 치킨집이라면 주문 이틀 뒤 저녁 7시경에 AI가 답글을 달도록 설정하는 식이다. 고객의 휴대폰에 ‘사장님이 답글을 남겼습니다’라는 알림이 뜨는 순간, 다시 치킨이 생각나게 만드는 넛지(Nudge) 마케팅 기법이다. 토더의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토더 시스템을 도입한 전후 대비 매출이 평균 17%에서 최대 20%까지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
가맹 본사를 위한 기능도 강력하다. 수많은 가맹점의 매출 추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물류 사용량과 레시피 준수 여부를 데이터 기반으로 추적한다. 과거처럼 점검원이 몰래 방문하는 방식이 아닌,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전 세계 어디서나 맥도날드처럼 동일한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정식 출시 이후 3년 만에 K-푸드 세계화의 파트너로 성장한 토더는 현재 해외 매장 관리 시스템까지 확장 중이다. 이영주 대표는 “사장님은 요리에만 집중하고, 고객 관리는 데이터와 AI가 전담하는 것이 우리가 꿈꾸는 미래 외식업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데이터랩 기준으로, 국내 체험단 플랫폼 기업 중에서 론칭 7개월 만에 검색량 1위를 달성한 마케팅 기업인 리뷰노트도 많은 예비 창업자의 관심을 받았다.
리뷰노트 관계자는 “아무리 맛집이라도 검색 결과에서 리뷰가 없거나 뒤 페이지로 밀려나 있으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며 마케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블로그 체험단부터 인스타그램 릴스까지, 소상공인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채널의 인플루언서를 매칭해 매장의 상세한 정보를 온라인상에 축적하는 역할을 하는 리뷰노트는 법적·윤리적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리뷰에 협찬 문구를 명기하는 투명한 운영 체계를 갖췄다.
하지만, 소상공인 특성상 자금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리뷰노트는 무료 버전과 유료 버전으로 나눠 진행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점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아직은 무료 사용자가 훨씬 많지만, 정밀한 마케팅이 필요한 분들은 대행을 선호한다”며 “전문가들이 네이버 검색 로직을 분석해 상단 노출을 모니터링하고 결과 보고서까지 제공하는데, 이는 ‘전문 초밥집과 아마추어의 차이’만큼 확연한 결과물을 보여준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시간과 마케팅 노하우가 부족한 점주들을 위한 필수 생존 마케팅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회사를 예로 들면, 설립 초창기에는 네이버 검색량이 월 20명~30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40만명 수준까지 성장했다”며, 리뷰노트의 대행 서비스가 소상공인의 든든한 마케팅 ‘외주 부서’임을 강조했다.
AI 업고 ‘장사 자동화’ 시대 연다
창업 전, 아이템 선정을 넘어 ‘어떻게 하면 덜 힘들고 더 똑똑하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기술로 운영의 번거로움을 덜어냄으로써 창업자는 가장 중요한 상품의 품질과 고객 경험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AI와 로봇, 정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장님의 업무 부하를 제로에 가깝게 줄임으로써 운영의 효율화를 강조한 기술 기업도 눈에 띄었다.

국내 이커머스 솔루션의 강자 카페24는 전통적인 쇼핑몰 개설 지원을 넘어, AI와 운영 대행 서비스를 결합한 신규 솔루션인 카페24 프로(PRO)를 전면에 내세웠다.
카페24 관계자는 “기존 서비스가 개설에 방점을 뒀다면, 카페24 프로는 AI 시스템을 통해 개설과 상품 등록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했다.
실제로 카페24 프로의 핵심 강점은 AI 연출 기술에 있다. 판매자가 스마트폰으로 찍은 상품 사진 5장과 간단한 설명만 입력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마치 전문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듯한 고퀄리티 연출 샷으로 변환해 준다. 별도의 디자인 인력이 없어도 시각적 완성도가 높은 자사몰을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고객 관리, 배송, 상품 관리 등 복잡한 백오피스 업무를 지원하는 ‘운영 대행’ 서비스를 강화했다. 특히 AI 기반의 통계 분석 기능을 통해 매출 흐름을 회고하고 전략을 제언하는 등 데이터 기반의 경영을 돕는다.
자사몰의 한계로 지적되는 ‘노출’ 문제도 해결했다. ‘마켓 플러스’ 기능을 통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11번가 등 주요 오픈마켓에 상품을 동시 노출하는 것은 물론, 상단 노출을 위한 최적의 필터링 운영까지 대행한다. 즉, 쇼핑몰은 만드는 것보다 운영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업계의 고민을 정확히 파고든 것이다.
카페24에 따르면, 현재 국내 웹사이트 개설의 약 65%가 자사 플랫폼을 통해 이뤄질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프로 버전은 특히 온라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오프라인 자영업자나 중장년층 창업자를 겨냥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식품이나 수공예 등 자신만의 상품은 확실하지만 IT 기술이 낯선 분들을 위해 모든 과정을 대행하고 자동화했다”며, “창업자가 본연의 가치인 상품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카페24 프로의 지향점”이라고 밝혔다.

로봇 서비스 역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KT는 ‘로봇 솔루션 플랫폼’ 역할을 내세웠는데, 단순 판매를 넘어 제조사와 점주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 회사의 영업팀 관계자는 “KT는 로봇을 직접 생산하지는 않지만, 가장 최적의 로봇을 제안하는 최고의 파트너”라며, “국내외 유수의 로봇 제조사와 소상공인을 연결하고, 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T-9은 실용성과 경제성을 중시하는 점주들에게 인기가 높다. 중국 제조사의 강점인 배터리 효율을 극대화해 일반적인 국산 로봇보다 긴 연속 가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국산 로봇의 배터리 운용 시간이 보통 8~10시간인데 반해, T-9은 13~18시간을 자랑한다. 특히 배터리가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스스로 무선 충전 스테이션으로 이동해 충전하는 오토 도킹 기능을 갖춰 점주의 번거로움을 최소화했다.
테슬라급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B2(Bear 2)도 점주의 사랑을 받는 모델이다. 미국의 기술력이 집약된 이 모델은 테슬라와 유사한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했다. 와이파이를 기반으로 초기 맵핑만 완료하면 로봇이 스스로 최적의 경로를 설정해 이동한다. 수동 설정이 필요한 타 모델보다 구동 안정성이 매우 뛰어나 복잡한 매장 환경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고 관계자는 자신했다.
이 관계자는 “KT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앱인 ‘사장이지’를 통해 점주들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더불어 KT가 제공하는 서빙 로봇, 청소 로봇 등을 한데 묶어 관리하는 통합 관제 센터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테크윈 시절부터 쌓아온 35년 CCTV 기술력으로 작년 4월 B2C 시장에 본격 진출해 렌탈 보안 시장의 판도를 바꾼 기업도 있다. 한화비전 키퍼 영업팀 관계자는 키퍼의 강점으로 ‘거품 뺀 가격’, ‘실시간 직접 대응’을 꼽았다.
“보안 시스템은 창업 필수 요소지만, 매달 나가는 높은 렌탈료와 긴 계약 기간은 소상공인에게 큰 부담”이라며, “한화비전은 국내 주요 보안 기업에 제품을 공급해온 원제조사다. 따라서, 유통 마진을 줄일 수 있었고, 그 덕분에 가격 경쟁력이 압도적”이라고 했다.
CCTV의 경우 대개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렌탈 기업에서는 원가 회수 목적으로 36개월이라는 강제 계약 기간을 체결하도록 시스템화했다. 보통 업계에서 예상하는 원가 회수 기간은 18개월~20개월이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4대의 CCTV 렌탈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3년간 약 250만원이 소요되지만, 키퍼는 구매형인데도 설치비를 포함해 약 150만원 수준으로 30~40%가량 저렴하다. 또한,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36개월 무이자 할부도 도입했다.
실시간 직접 대응도 가능하다. 렌탈 CCTV 역시 매장에 사건이 발생할 경우 CCTV에 알람이 뜨고 출동 경비원들이 즉각적으로 현장으로 가지만, 문제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조치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키퍼는 매장 내 설치된 고성능 IoT 센서가 침입을 감지하면 즉시 점주의 스마트폰 앱으로 알람을 보내고, 이를 확인한 점주는 실시간 영상을 확인한 뒤 즉각 112에 신고함으로써 훨씬 빠른 공권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구조화했다.
론칭 이후 키퍼는 무인 카페, 의류 매장 등 소규모 매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한화비전 관계자는 “35년간 B2B 보안 시장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이제 소상공인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누릴 수 있도록 맞춤형 제품을 내놓은 것”이라며, “불필요한 부가 서비스를 걷어내고 보안의 본질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출처 : 중기이코노미(https://www.jungg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