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팀 최영주 전문위원

업무 특성 상 많은 기업의 대표들을 만나다 보니, 그들만의 공통점을 읽을 수 있게 됐다. 투철한 책임감과 도전정신, 상황판단이 빠르고 결단력 있으며, 결정된 일에 대해서는 “돌격 앞으로”를 외칠 정도로 둘도 없이 용감한 그들이 한편으로는 깊은 외로움을 안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장’이라는 직책은 누구나 부러워하고, 되고 싶어 하는 자리다. 하지만, 그 책임감으로 인해 견뎌야 할 말하지 못할 고통과, 때로는 자신은 물론 온 가족의 운명까지 걸어야 하는 처절함이 사장의 역할이다. 이를 누구에게도 말 하지 못하고, 또 누구도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은 아닐까.

사장은 원하던 원치 않던 매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회사를 위해, 회사 때문에 만나는 사람, 그러나 만나는 사람들은 많아도 누구와도 깊은 마음을 나누기 어렵다. 그 중에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던 직원들에게 예상치 못한 사직서라는 깊은 상처를 얻기도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을 표방하며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에 뒤처지게 되면 회사의 성장에 지장이 있을까봐 노심초사 하면서도, 그 고민을 상의할 사람을 찾기 쉽지 않다. 오늘도 그들은 이와 같은 역할은 묵묵히 견뎌내며 사장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외로움을 타고,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될까봐 마음 졸이고, 걱정과 두려움이 많은 새가슴이 된다. 그러다 보니 타인과 신뢰를 나누기도 어려워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최근 대표들은 만나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하게 하는 사람들의 부류가 하나 더 추가됐다. 경영컨설턴트를 표방하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기업이 일정한 규모까지 성장하는 과정에는 많은 조력이 필요하다. 특히, 대표가 1인다역을 해내야 하는 중소기업의 특성 상 기업경영의 다양한 규정과 법, 제도 등과 관련, 미비한 부분에 갈급을 느끼는 일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또한 그런 분야의 일들은 하루 이틀 시간을 내는 것으로 결론을 찾기가 어렵다보니 관련된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든 일을 오롯이 홀로 책임지는 것에 익숙한 대표의 입장에서는 선뜻 상대방에게 내용을 공개하고 조력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또한 컨설턴트의 경우 들을 준비가 돼있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과 미팅을 진행하다 보면, 꼭 필요한 정보임에도 흘려보내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더욱이 문제해결을 위한 절박함에 검증하지 못한 판단과 실행으로 손해를 감수한 경험이라도 있는 경우에는 대표의 입장에서 그들이 결코 곱게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대표의 입장에서 처음 만나는 상대방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겠으나 중요한 몇 가지 기준을 정한다면 컨설턴트와 정보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한 회사에 근속한 기간이다. 컨설팅업계는 이직률이 높은 편이다. 그런 특성에도 불구하고 한 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컨설팅 업무를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있다는 것은 컨설턴트의 전문성과 책임의식, 신뢰도를 증명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된다.

둘째, 관리하고 있는 법인들과의 지속적인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가의 여부다. 굳이 따져묻지 않아도 상담 중에 나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존 법인들과의 관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상호 유대관계가 원활하다는 것은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신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가장 기본이 되는 기업을 대하는 태도이다. 진정성은 결국 드러나는 것, 대표를 응대하는 자세,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과 제시하는 방향의 전문성 등은 상담 중에도 충분히 전달된다. 중소기업을 위한 문제의 해결책과 지원방안은 복잡하지만 해결방법이 명확하다. 단, 상대방의 이야기를 얼마나 귀 기울여 듣느냐, 그 진정성을 찾아낼 수 있느냐가 좋은 컨설턴트와의 만남에 첫 단추다.

대표에게 필요한 컨설턴트는 숫자에만 몰입하는 사람이 아니다. 기업의 사장으로 견뎌야 하는 무게와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실행의 판단근거와 이후의 방향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기사 원문 보기 ☞ 기업의 사장으로 산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