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사업환경 급변, M&A는 선택 아닌 필수”

중소·중견기업, 대기업과 매칭 방식으로 해외 M&A 추진 

 

M&A(Mergers and Acquisitions, 인수·합병)는 기업이 기술확보를 위한 시간을 단축하고, 기술을 포함 노하우 등 무형자산을 일시에 획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인력·자본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해외 M&A가 어려운 만큼,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매칭하는 방식으로 해외 M&A를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사)한국소재부품투자기관협의회가 10일 개최한 ‘소재·부품·장비 글로벌 M&A 컨퍼런스’에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김보훈 파트너는 “기술과 사업환경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M&A는 선택이 아닌 필수전략”이라며 “M&A는 신속한 시장진입, 시너지의 조기 가시화, 시장진입 시행착오 최소화, 기존 고객 및 비즈니스 네트워크 확보, 무형자산의 확보 등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M&A는 경영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기업전략의 하나로, 인수는 대상기업의 자산·영업 및 주식 등을 취득해 경영권을 확보하거나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합병이란 두 개 이상의 기업이 결합해 법률적으로 하나의 기업이 되는 것이다. 최근 M&A는 기업 인수·합병뿐만 아니라 일부 지분 참여 등 다양한 형태로 재무적 관계를 맺는 합작 혹은 전략적 제휴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쓰인다.

글로벌 M&A시장 연평균 6.9% 성장, 300조원 규모

글로벌 M&A시장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6.9% 성장했다. 지난해 글로벌 M&A 실적은 약 300조원 규모다. 올해 3분기까지 10조원이상 메가딜이 전세계적으로 총 32건 발생했다.

김 파트너는 “기업들이 시장 및 기술변화 속도의 가속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고, 사모펀드 및 인수 금융시장의 활성화로 충분한 자금이 공급되고 있어 M&A 활성화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M&A시장은 북미와 유럽이 약 76%를 차지했다. 일본은 전체 금액의 약 1.3%를 차지했고, 국내 M&A보다는 해외기업과의 M&A를 활발하게 추진했다. 전체 M&A시장에서 아시아·태평양 시장은 15% 수준, 그 중 중국이 약 50%를 점유했다. 

 

공장자동화·장비 부문 M&A 눈에 띄는 성장

2010년 이후 소재·부품·장비 부문 M&A시장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소재·부품·장비 부문 M&A는 2010년 15.9%에서 올해 3분기기준 17.8%로 상승했다. 2010년 이후 연평균 8.8% 성장했다. 특히 기술력 및 고부가가치 산업인 공장자동화·장비 부문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최근 중국 최대 가전 및 로봇 기업인 Midea그룹. 독일과 이스라엘의 공장자동화 업체를 인수해 스마트제조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시장지배력을 확대시켰다. 독일의 자동차 부품기업 ZF는 미국의 상업용자동차 제동 및 첨단운전자 보조장치 부품기업을 인수해, 자사가 보유하지 못한 부품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시장지배력도 강화했다.

 

국내 대기업 주도 M&A…중소·중견기업 실적 적어

국내 소재·부품·장비 부문은 대기업 주도하에 해외기업과의 대형 M&A가 이뤄졌다. 중견·중소기업의 소재·부품·장비 부문 M&A는 2010년 이후 10개가 채 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2016년 메모리반도체 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10조원을 들여 전자장비 전문기업인 미국의 하만社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하만이 자체적으로 쌓아온 기술력과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의 네트워크도 확보했다.

김 파트너는 삼성전자의 하먼 인수는 우리나라 기업역사상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선진국의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의 국격과 위상이 올라갔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에는 정부주도의 기업 인수·합병이 주를 이뤘다. 2000년대를 지나면서 기업의 자발적인 의사결정에 따른 M&A가 시작됐고, 2000년대 후반부터 해외 크로스보더(Cross-border) M&A가 본격화 됐다.

 

소재·부품·장비 기업 적극적인 M&A 추진 필요

글로벌화 진전에 따라 기존 사업역량 강화, 신규 사업 및 지역 진출, 산업 내 위치 강화 등을 목적으로 국내기업의 M&A 시도가 계속된다. 이런 추세에 따라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도 적극적인 크로스보더 M&A를 통해 기술을 개발하거나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김 파트너의 견해다.

그러나 M&A 실행을 위한 전문인력이 확보했고, 자문사를 통해 M&A 추진이 가능한 대기업과 달리 중소·중견기업에게는 해외 M&A가 쉬운 일이 아니다.

김 파트너는 과거 현대자동차가 세계시장에 진출하면서 중소·중견 부품업체와 협력해 세계시장을 공략했던 것처럼,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매칭해 해외 M&A를 추진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손을 잡고 해외시장에서 의미있는 M&A 성과를 만들어 가는 것, 지금 우리경제가 고민해야 할 화두라는 말도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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