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던 세계경제 주춤…한국 수출에 악영향㊤ 

 

살아나던 세계경제가 코로나19의 급속한 재확산으로 다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역시 세계경제 침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KDI(한국개발연구원)는 9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지고 경기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상반기 일시적인 완화국면 동안 수출이 회복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재유행과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인해 향후 추세는 불확실성 속에 놓여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세계경제의 침체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시적으로 회복세 보였던 한국 수출

=미국이 2분기 중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결정을 내리는 등 세계가 락다운을 풀고 경제살리기에 나서면서, 한국의 수출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KDI의 9월 경제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은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감소폭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KDI는 세계경제의 부진이 완화된 결과로 풀이했다.

8월 수출은 지난해 8월에 비해 9.9% 감소해, 7월(-7.1%)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하지만 조업일수 차이 영향이 있었다. 일평균 수출액은 7월(-7.1%)보다 높은 -3.8%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다는 감소했지만, 감소세가 완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2.8%)가 7월(5.6%)에 이어 증가를 기록한 반면 자동차(-12.8%), 석유제품(-44.0%), 석유화학(-21.4%)은 부진을 보였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미국으로의 일평균 수출액이 각각 3.6%와 6.3%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월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 시기 6월 세계교역량 역시 -10.1%로 5월(-17.9%)보다 감소폭이 축소됐다. 세계 교역량 증가와 대외수요 부진 완화가 한국 수출에 긍정적이란 사실이 다시한번 확인된다.

 

◇재확산…회복세 보이던 미국 소비에 찬물

=그러나 코로나19의 대대적인 재확산으로 인해 세계경제의 회복속도가 다시 느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코로나19 확산세는 4월말부터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으나, 경제활동 재개와 함께 6월부터 다시 급증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 7월 들어 하루 신규 확진자가 7만명을 넘어서면서 대대적인 재확산 국면을 맞았다. 신규 확진자 수는 9월 들어 줄어들었지만, 신규 확진자 증가 지역이 늘어나기도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은 미국경제의 핵심인 민간소비를 위축시켰다. 9월 한국은행의 해외경제포커스 ‘최근 해외경제 동향 및 주요 이슈’에 따르면, 미국의 개인소비 지출은 7월 들어 지난해 7월보다 1.6% 증가했다. 최근 3개월 중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미국은 민간소비가 GDP의 67.9%(2019년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소비의 비중이 크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미국의 개인소비지출은 경제활동 재개와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영향으로 5월 8.4% 상승 반전한 뒤, 6월에도 5.7%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7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을 기록했지만, 상승폭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소비자들이 경기를 바라보는 심리도 주춤하고 있다. 민간기관인 컨퍼런스보드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소비자신뢰지수는 8월 들어 84.8를 기록해 다시 90 이하로 떨어졌다. 올해 3월 118.8에서 4월 85.7로 급락해, 5월(85.9)까지 90 이하에 머물렀다. 6월 들어 98.3으로 회복했으나, 7월(91.7)에 이어 8월까지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특히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공화·민주 양당간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향후 소비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봤다.

미국의 재난지원금은 5월까지 집행이 완료됐고, 실업수당을 추가로 지급하는 정책도 7월말로 기한이 만료됐다. 추가실업수당을 기존의 절반 규모로 재차 지급하는 행정명령이 나왔지만, 행정 문제로 극히 일부 주에서만 시행되고 있을 뿐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