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미래 성장동력은 ‘디지털 헬스케어’

비대면 건강진단 플랫폼, 원격의료 등 유망기술 선점해야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에서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국들은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시장 규모의 한계와 제도적 장벽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발전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소진 한국특허전략개발원 전문위원은 특허청과 대한상공회의소가 19일 개최한 ‘특허·빅데이터 기반 산업혁신전략·유망기술 세미나’에서, “코로나 이후로 삶의 질 향상과 비대면 서비스 관련 수요가 증가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고,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유망산업 1위로 꼽히기도 했다”며, “삶의 질과 의료의 질은 높이고 의료비용은 낮추면서 복지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도록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발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 미래성장 ‘디지털 헬스케어’=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는 정보통신기술(ICT)과 헬스케어가 융합된 산업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ICT를 활용해 고도화된 환자 맞춤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 및 일반인의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 건강관리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규모는 2020년 기준 1525억 달러로 연평균 약 39% 성장했으며, 2027년까지는 연평균 18.8%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업 딜로이트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원격의료, 모바일헬스, 보건의료 분석학, 디지털화된 보건의료시스템 등 4가지 서비스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산업규모 면에서 모바일헬스 산업은 864억 달러(57%)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 디지털화된 보건의료시스템 447억 달러(29%), 보건의료 분석학 156억 달러(10%), 원격의료 58억 달러(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바일헬스는 향후 7년간 연평균 16.6%씩 성장하며, 2027년 2531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각국은 이러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보건의료 분야 미래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21세기 치료법’, 일본 ‘차세대 의료기반법’, 독일 ‘디지털 헬스케어 육성법’ 등 각국은 제도적 지원을 바탕으로 성공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은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2019년 77억 달러에서 2020년 146억 달러로 투자 규모가 증가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어 VC투자 확대, 대기업 진출 등 스타트업 시장도 연평균 약 16.13%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유 전문위원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성숙해지고 있는 글로벌 시장과 달리 국내 시장환경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발달에 한계가 많다고 지적했다. 국내 시장은 의료접근성이 높아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가 적고 시장이 형성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또 원격의료가 금지돼 있고, 의료·비의료 간 구분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 활용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혁신서비스를 건강보험에 편입하기까지 장벽이 높아 의료서비스의 디지털화 촉진이 어렵고, IT와 바이오에 모두 이해도가 높은 융합형 인재가 부족하다는 점도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성장의 한계로 꼽았다.

국내 시장 확대에 한계를 경험한 일부 국내 기업은 해외에서 먼저 사업을 착수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NOOM’은 미국으로 진출해 체중·당뇨관리 서비스를 출시했다. 의료 인공지능 기업 ‘루닛’은 인공지능 의료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암 검진, 항암제 치료 효과 예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해외 3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네이버의 일본 관계사인 LINE은 ‘라인닥터(LINE DOCTOR)’를 출시해 일본 내에서 메신저 라인을 활용한 전문의 상담·예약·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소진 전문위원은 국내에서는 정책적인 의사결정이 글로벌 선진국보다 다소 늦다며, 연구개발 분야의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고 특히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중점분야와 유망기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와함께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서 데이터는 핵심소재와 마찬가지라며, 데이터 확보를 위한 프로젝트와 연구개발을 주문했다. 또, 보험 사각지대나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개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미래 유망기술 선점을=유 전문위원은 중점분야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미래유망 기술을 소개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유망기술은 다중오믹스 기반의 질병 조기 진단기술, 정신질환·장애 치료를 위한 웨어러블 비디오 캡처 및 피드백 플랫폼 기술, 의료 마이데이터 기반 비대면 건강진단 플랫폼 기술, 환자 모니터링 및 환자 정보기반의 원격의료 기술, 원격 협업을 이용한 최소 침습 수술 로봇 기술 등이다.

다중오믹스=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대사체 등 분자 수준에서 생성된 여러 데이터들의 정보를 종합해 질병 발병률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개인별 특정 질병이나 약물 효과 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환자 맞춤형 의학 및 정밀의료로 발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클리노믹스, 마크로젠 등이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

웨어러블 플랫폼=정실질환과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디지털 치료기기, 웨어러블 플랫폼이 결합된 기술이다. 정실질환, 장애뿐만아니라 뇌졸증, 약물중독, 안과질환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삼성서울병원 디지털치료연구센터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비대면 건강진단 플랫폼=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비대면 방식의 건강진단 및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플랫폼 기술이다. 2020년 데이터3법의 개정으로 가명정보 개념이 도입되면서 의료데이터의 산업적 연구 활용성이 크게 확대됐다. 글로벌 기업 IBM을 선두로 국내 기업 루닛과 ETRI 의료정보연구실 등이 기술개발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원격의료 기술=환자의 건강과 연령 상태를 원격으로 모니터링 하거나 의사가 원격으로 진료하는 등 서비스를 포괄한다. 고혈압, 당뇨, 천식,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 환자의 질병관리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2020년 8월 미국 기업 Teledoc과 Livongo가 합병함으로써 세계 최대 종합 원격의료 회사로 탄생했으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원격 협업 수술로봇=초고속통신 기술과 첨단 로봇기술의 발전으로 원거리에서 로봇을 이용해 수술을 한다. 미국의 INTUITIVE는 최소 침습적 수술에 관한 기술개발을 통해 수술용 보조 로봇인 다빈치 수술시스템을 출시했다. 중국은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수술로봇과 협업을 통해 원격수술 시도에 성공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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