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안 중기 ‘ESG 경영’ 요구 피할 수 없다

목표·실행·공시·평가로 이어지는 글로벌 가이드라인 따라 실현을 

 

글로벌 대기업들이 자사 공급망에 있는 협력사에 대해 ESG 경영을 요구하고 있다. 애플은 전 세계 공급망 협력사에 ‘RE100’ 제품 생산을 요구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탄소배출량 공개를 요구하는 행동강령을 제정해 공급업체에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규 협력사를 선정할 때 환경안전·노동인권 등의 영역 평가를 실시하며, LG전자는 협력사 제품 및 부품에 포함된 주요 광물의 채굴과정에서 노동인권 침해, 환경훼손을 유발하는 광물을 사용하지 않도록 원산지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권성식 한국표준협회 ESG경영센터 센터장은 경기FTA센터가 27일 개최한 ‘중소기업을 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 포인트 교육’에서 ‘ESG 이슈와 공급망 ESG 요구 대응’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를 소개하면서, “중소·중견기업들이 ESG 경영을 직접 시행하지 않더라도, 원청사 및 관계사들이 ESG 경영을 요구할 경우 공급망 ESG 관리차원에서 그 요구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ESG 경영은 ▲ESG 목표를 수립하고 ▲ESG 실행을 한 후 ▲ESG 정보 공시와 ▲ESG 경영 평가로 이어지는 프로세스를 거친다고 권 센터장은 설명했다. 각각의 프로세스에는 글로벌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고, 이를 참고하면 보다 수월하게 ESG 경영을 실현할 수 있다고 했다.

ESG 목표 수립=UN이 채택한 SDGs를 참고해 ESG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SDGs는 17개 목표와 169개의 세부목표로 구성돼 있다. 사회적 포용, 경제성장, 지속가능한 환경의 3대 분야를 유기적으로 아우르며 인간 중심의 가치 지향을 최우선시하고 있다. ESG 경영의 궁극적 지향점을 제시한다.

ESG 경영 실행=ESG 경영 실행에는 ISO26000이 기준이 될 수 있다. ISO26000은 국제표준화기구가 2010년 공표한 조직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표준으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이해관계자 식별 및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제고하는 지침을 제공한다. 거버넌스, 인권, 노동 관행, 환경, 공정운영 관행, 소비자 이슈, 지역사회 참여와 발전 등에 걸친 7대 핵심 주제와 하위 36개 이슈 등에 대한 고려사항과 권고지침 등을 담고 있다.

ESG 경영 공시=ESG 공시 글로벌 가이드라인으로는 GRI, SASB, TCFD, ISSB 등이 있다.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는 전 세계 대다수 기업이 참조하는 ESG 정보공시 가이드라인으로, 미국의 환경단체인 CERES와 UN환경계획 등이 중심이 돼 1997년 설립한 비영리기구다. GRI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성과 공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2021년 개정판을 발표했다. 전 세계 1만5000개 일상의 조직이 GRI 가이드라인에 따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기업도 90% 이상이 GRI 가이드라인을 따라 지속가능 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는 투자자들의 산업별 ESG 이슈에 대한 기업의 성과를 비교할 수 있는 표준이다. 77개 산업별 지속가능성보고 표준과 산업별 중대이슈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블랙록의 레리핑크 회장은 2020년 연례서한에서 지속가능성 정보공개를 요구하면서, SASB 기준을 지지한 바 있다.

TCFD(Task Force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는 SASB와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의 요구로 인해 주목받고 있는 ESG 정보공시 기준이다. 기업이 기후변화와 관련해 직면한 리스크 및 기회 요소를 파악하고 이를 리스크 관리체계와 전략에 반영한 후, 예상되는 재무적 영향을 수치화해 외부에 공개하도록 권고하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기업의 거버넌스 전략, 리스크 관리, 정량적 지표 및 목표 공개를 요구하고 있으며, 전 세계 1700개 이상의 기업이 TCFD 기준에 따라 공시하고 있다.

ISSB(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는 IFRS재단이 설립한 정보공시 기준이다. ESG 이슈를 주도하는 투자자 그룹을 중심으로 기업의 비재무적 가치에 대한 명확하고 일관된 판단을 위해 정보공시 기준을 표준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고, ISSB는 SASB, TCFD,CDSB 등 기존의 공시기준을 통합하면서 공개초안에 대한 전 세계 의견수렴을 거쳐 올해 2월 최종안을 발표했다. 2025년부터는 ISSB 기준을 적용한 공시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SG 경영 평가=ESG 경영 평가에 대한 글로벌 가이드라인은 MSCI와 에코바디스 등이 있고, 국내에는 KCGS가 마련돼 있다.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Index) 전 세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글로벌 ESG 평가지표로, 전 세계 8500여개의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ESG 평가를 하고 있다.

에코바디스(EcoVadis)는 공급망의 지속가능성을 Web솔루션 기반으로 평가하는 기관이다. 150개 산업을 대상으로 환경, 노동관행, 공정운영, 지속가능 조달 등 4가지 주제의 21개 이슈를 토대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5만여개 이상의 거래업체를 평가했으며, 특히 유럽에 수출하는 국내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대응하고 있는 평가지표 중 하나다.

KCGS(Korea Institute of Corporate Governance and Sustainability)는 국내기업이 가장 주목하는 ESG 평가지표로 한국 ESG기준원의 ESG 평가지표다. 국내 900여개 상장기업을 평가대상으로 하며, 기업의 공시자료를 기반으로 ESG 영역별 18개 대분류, 281개 핵심 평가항목을 기준으로 기본평가를 시행하고, 58개의 핵심항목에 대한 심화평가를 거쳐 총 7개 등급으로 평가결과를 부여한다.

기업들의 공급망 ESG 지원을 위해 국내에는 다양한 지원사업이 있다. 주요 금융기관에서는 ESG 우수기업에 따라 금리 및 대출 한도를 우대한다. 한국무역협회는 ESG 수출역량 자가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한상공회의소는 ESG 실사 및 피드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ESG 수준 진단 및 피드백 서비스를 제공하며, 동반성장위원회에서도 진단서비스를 지원한다.

권 센터장은 중소·중견기업의 ESG 경영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 및 다양한 기관의 지원사업과 컨설팅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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