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기반 여성창업도 도소매·숙박음식업 많아

도소매·숙박·요식업에 치우친 여성창업 “이공계 여성인력 늘려야” 

 

빠르게 증가하는 여성창업 기업 수에 비해 기술기반 업종의 여성창업 기업 수는 더디게 증가하고 있다. 여성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건강한 창업환경을 조성하고, 동시에 혁신기술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이정희 (사)여성스타트업 포럼 대표는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5일 개최한 ‘여성창업 생태계 조성 정책토론회’에서 “여성의 창업 욕구와 여성창업에 대한 사회 전반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성기업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여성기업의 경우 성장성과 안정성 면에서 남성기업보다 더 높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여성 법인기업 수는 2017년 58만5717개에서 2021년 66만0616개로 약 10만개 늘었다. 특히 기술기반 업종의 여성창업 기업 수는 2017년 7만3993개에서 2021년 9만9162개로 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술기반 업종 남성 창업기업은 12만4690개에서 14만213개로 3%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이 대표는 여성 창업기업의 양적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여성기업의 업종은 대부분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에 치우쳐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술기반 창업기업에서도 도소매와 숙박, 요식 등에 기술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국내 여성기업 투자 현황을 보면, 기술기반 창업기업으로 대부분 교육, 육아, 생활 관련 서비스가 주를 이뤘다. 특히 마켓컬리, 8퍼센트, 청소연구소, 라엘 등 여성 관련 소비재와 서비스 분야에 대형 투자가 이뤄졌다. 마켓컬리는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으로 유니콘 기업에 해당하며, 최근 상장이 무기한 연기된 후 12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한인 여성 스타트업으로 미국에서 창업한 여성용품 전문업체 라엘은 지난해 3500만불 투자 유치를 이끌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외의 사례를 살펴보면, 선진국보다 개발동상국에서 여성기업가의 수가 많다. 개발도상국일수록 기회추구형(기술형) 보다는 생계형(소비재) 창업가가 더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성기업의 경우 가업을 잇거나 생계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창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점차 청년과 기술기반 여성창업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창업지원 충분하지 않다=국내에서는 여성창업 지원이 저조한 편이다. 중앙정부와 광역기초지자체의 378개 창업 지원사업 중 여성을 키워드로 한 사업은 중앙이 3개, 광역지자체 4개에 그쳤다. 기초지자체의 여성창업 지원사업은 찾기 어렵다. 여성기업을 위한 지원정책은 자금, 교육, 제품개발 등이 있다. 

이 대표는 이러한 지원사업을 통해 예년에 비해 점차 여성기업이 증가하고 또 우수한 기업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지원사업 뿐만 아니라 여성기업의 사업지속 및 안정을 위한 지원정책은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특히 여성기업간의 네트워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여성기업을 위한 커뮤니티는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존재해왔고 활동하고 있다. ‘헤이조이스’, ‘스여일삶’의 경우 여성기업들의 커뮤니티 구축을 위해 운영되는 민영기업으로, 헤이초이스의 경우 지난달 마켓컬리에 인수된 바 있다. 또, ‘위넷’은 여성기업가 네트워크를 위한 커뮤니티이며, ‘걸스인텍’은 여성 발명자, 이공계 여성을 위한 커뮤니티다. ‘여성스타트업 포럼’은 비영리단체로 예비, 초기 여성스타트업 발굴 및 성장을 위한 커뮤니티로 운영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 여성기업이 증가하고 있지만, 그 수가 아직 많지 않고 여성의 경우 창업을 위해 해야하는 과업에 대해 막연함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문제점 해결과 여성창업 확산을 위해 여성기업가들의 커뮤니티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했다.

이공계 여성인력 늘려야 한다=여성창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이 대표는 여성기업가를 양성하고, 이공계 여성인력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1년 여성 창업기업의 투자유치 금액은 9147억원으로 전체의 7.6%에 그친다. 또한 2018년 기준 투자심사역 중 여성의 비율은 10.6%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더 많은 여성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여성창업가를 이해할 수 있는 여성 VC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여성 창업기업 중 이공계 여성은 다소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이공계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줄어들고 있었다. 이는 이공계열 여성이 전공분야로의 사회진출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대표는 여성 기술창업가 확대를 위해 이공계 여성인력의 증가가 필수적이라며, 지속적인 확산과 증대를 위한 교육정책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의 교육과 지원을 통해 여성의 공학교육이 증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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