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테무…‘초특가의 비결’ 그것이 알고 싶다

고물가에 너도 나도 지갑 연다…국내 유통가 흔드는 C-커머스㊤ 

 

현재 국내 유통시장에서 주목받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 테무, 쉬인, 틱톡샵 등이 있다. 이같은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중국을 뜻하는 ‘China’를 따서 ‘C-커머스’라고 통칭하기도 한다.

요즘 핫한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너도 나도 지갑 연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알리바바 그룹계열의 온라인 쇼핑서비스로, C-커머스 중에서도 한국 소비자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테무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핀둬둬 산하의 쇼핑 플랫폼으로, 지난해 7월 국내에 상륙해 빠르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홍보대행사를 선정하는 등 한국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쉬인은 중국의 온라인 패스트패션 쇼핑몰 기업이다. 아직 한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은 아니지만, 2022년 12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 8월부터 SNS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다. 틱톡샵은 우리가 잘 아는 숏폼 플랫폼인 ‘틱톡(TickTok)’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현재 미국, 영국, 동남아시아 6개국 등에서 운영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막대한 자본과 이용자 수를 바탕으로 한국시장에 상륙할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틱톡샵’이라는 상표를 출원하고 최근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C-커머스 이용자는 얼마나 될까? 시장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2024년 3월 기준 종합몰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쿠팡 3086만 ▲알리 887만 ▲테무 829만 ▲11번가 740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비자들은 C-커머스에 얼마나 지갑을 열고 있을까? 현재 C-커머스는 국내 매출 규모 등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업계에서 산출한 추정치를 참고해볼 수 있다. 시장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4월1일부터 올해 3월말까지 알리와 테무는 한국에서 2조9234억원의 결제액을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 소비자 결제내역에 표시된 내용만을 기준으로 한다. 법인카드, 기업 간 거래, 간편결제로 결제한 금액까지 포함하면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격에 다 드립니다’ 초특가의 비결그것이 알고 싶다

C-커머스의 인기비결은 단연 ‘초특가’다. 파격적인 가격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은 수많은 제조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건비가 낮다. C-커머스는 중국 현지의 제조업체와 손을 잡고, 플랫폼에서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공장에 있는 제품을 판매한다. 중간 유통을 거치지 않는 만큼 가격이 더 저렴하다. 수많은 공장에 쌓여 있는 악성 재고들을 최저가로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알리와 테무는 시장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소비자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알리는 최소 금액 및 최소 수량 없이 무료 배송서비스를 제공한다. 테무는 최소 주문금액이 1만3000원이지만, 고객 만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배송 예정날짜에 상품이 도착하지 않을 경우 48시간 이내에 크레딧을 지급하며, 상품 분실 또는 파손 시 전액 환불해 준다. 30일 이내에 제품이 도착하지 않을 경우 전액 환불 또는 무료 재배송한다. 제품 도착 후 90일 이내에 무료로 반품할 수 있다. 3000원 미만의 상품을 반품할 경우 소비자에게 가지라고 한 뒤 환불 처리해 준다. 또한 테무는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한 이후에 해당 제품을 할인하는 경우, 가격 조정을 통해 고객에게 크레딧을 제공한다.

또한 현재 개인이 직접 사용할 목적으로 구매한 해외물품이 150달러 이하인 경우, 수입 신고 없이 관세와 부가세가 면제된다. 이미 국내 전자상거래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 중에는 중국에서 수입해 온 것도 매우 많다. 즉, 국내 쇼핑몰에서 파는 상품과 알리·테무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동일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직구를 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이에 소비자들의 지갑은 알리와 테무로 쏠리고 있다.

최근 물가가 치솟고 고금리까지 겹치며 많은 국민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은 경기 불황기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물건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알리와 테무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에는 가품도 있고 저품질인 상품도 많지만, 브랜드가 중요하지 않은 제품을 구매한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많은 한국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을 구매할 때 C-커머스를 이용하고 있다.

예사롭지 않은 테무의 돌풍어떤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일까

C-커머스는 저렴한 가격뿐만 아니라 마케팅을 전개하는 방식도 기존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다른데, 그중에서도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테무의 운영방식에 주목해볼 만하다.

우선 마케팅 방식이 매우 공격적이다. 테무는 마치 게임과 같은 이벤트를 제공해 사용자를 끌어들인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룰렛 게임을 이용해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물고기를 키워서 목표치에 도달하면 사용자가 직접 고른 선물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피쉬랜드’ 게임을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무료 제품이나 할인 혜택을 얻으려면 사용자가 지인에게 초대 링크를 보내도록 유도해, 더 많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다만 이러한 마케팅 방식은 마치 다단계에서 지인을 끌어들이는 방식과 유사해 논란이 되고 있다.

테무는 사용자에게 상품을 보여주고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도 기존 커머스와 다르다. 테무의 특징은 고객에게 ‘발견 기반’의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보통은 사용자가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쇼핑 앱을 실행한 뒤 원하는 상품을 검색하고 주문한다. 반면 테무는 자사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을 고객에게 끝없이 보여주어 콘텐츠와 같이 몰입하도록 한다. 결국 테무 앱을 열고 스크롤을 하다 보면 관심 있는 상품이 생길 수밖에 없고, 흥미가 생기는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게 된다. 가격이 저렴하니 더욱 쉽게 지갑을 열게 된다.

SNS 홍보에 적극적인 것도 특징이다. 테무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서 공격적인 홍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때 ‘억만장자처럼 쇼핑하세요. 전 품목 할인’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저렴한 가격으로 마음껏 제품을 살 수 있음을 강조한 문구다. 각종 SNS에 자사 상품을 광고하고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링크를 내거는 것은 물론, 제품 리뷰를 SNS 콘텐츠로 활용하기도 한다. 또한 제품 홍보를 위해 인플루언서를 적극 활용한다. 인플루언서에게 테무에서 판매하는 물건들을 제공하고, 인플루언서들이 테무 상품을 리뷰하고 추천하면 홍보효과가 난다. 최근에 ‘테무깡’이라는 말이 유행인데, 이는 초저가 상품이 담긴 택배 박스를 열어보는 콘텐츠를 일컫는 말이다. 이렇게 노출이 많이 이뤄지면 영향을 받는 사용자가 늘어날 수 있다.

테무는 마케팅을 할 때 AI와 데이터 분석을 적극 활용한다. 테무는 업체들이 자유롭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하면서도, 테무가 자체적으로 제품을 주문 제작하는 직매입을 함께 하고 있다. 마켓플레이스는 테무가 전체 상품의 판매 데이터를 수집하는 판로가 된다. 테무는 가장 많이 검색된 제품, 클릭한 제품 등 소비자 트렌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이후 AI와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인기 있고 이익률이 높은 상품들을 리스트업한다. 다음으로 경쟁력 있는 업체를 선정하고, 테무가 가격을 책정해 제품을 주문한다. 테무는 SNS 사용자들의 의견을 분석하는 데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안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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