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진출 전 기업지배구조 수립해 엑시트”

현지법인으로만 사업할 경우 투자받거나 회수하는데 불리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려는 스타트업들이 EXIT(엑시트, 자금 회수방안 등 투자후 출구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진출 이전부터 기업지배구조 등에 대한 전략을 미리 수립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김진영 더인벤션랩 대표는 서울경제진흥원이 최근 개최한 ‘한국 스타트업 베트남 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베트남은 시장 규모가 크고 소비 여력이 높은 국가이지만 한국 스타트업이 뛰어들어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시장이라면서도,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베트남은 한국보다 유망한 시장으로 진출하기 전 이처럼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버티컬 스타트업 태동=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4월 베트남 현지 인구는 1억명에 도달했다. 베트남의 중위 연령층은 32.5세로 베트남내 만 9세 이하 인구는 약 15.6%, 만 20~39세 인구는 32.6%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젊은 인구비중이 높은 인구 특성과 이들의 왕성한 소비활동으로 베트남 경제는 지속 발전하고 있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와 남부지역의 호치민시는 베트남의 소비·유통 트렌드를 견인하는 지역이다. 베트남 전자상거래에서, 하노이와 호치민시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70%가 넘어서기 때문에 베트남에서 소비재 시장의 유행은 두 도시에서 먼저 시작돼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는 경향을 보인다.

김 대표는 하노이와 호치민 시장을 잡지 못하면 베트남 진출에 성공할 수 없다며, 도시화율이 30% 미만인 베트남은 도시화율 1%가 늘어날 때마나 인구 100만명이 유입되는 효과가 있어 향후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봤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시장이 무르익은 한국의 경우 버티컬(특화) 스타트업 보다는 딥테크 스타트업이 투자받기가 유리하지만, 베트남의 경우 버티컬 스타트업의 태동이 이제 시작됐고, 향후 10~20년 플랫폼의 시대가 오며 2050년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 전자상거래및디지털경제청에 따르면, 2021년 전자상거래시장 규모는 130억 달러로 동남아 4위에 그쳤지만, 2025년에는 390억 달러로 인도네시아(1040억 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투자 주춤=김 센터장은 2018년부터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한 VC들이 베트남에 투자하기 시작했으며, 2020년까지 고공행진하던 베트남 투자는 2022년 7월 금리인상이 시작되면서 VC들도 냉각기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국가혁신센터에 따르면, 2022년 베트남 스타트업 투자유치 건수는 134건으로 전년대비 18.8% 감소했고, 유치액은 6억3400만 달러로 56% 감소했다. 2023년 베트남 스타트업 투자유치 건수는 122건으로 전년대비 9% 감소했고, 유치액은 5억2900만 달러로 17% 감소했다.

지난해 글로벌 투자유치액이 전년대비 35% 감소하고, 유치건수가 27%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베트남의 VC펀딩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의 투자거래 건수는 동남아시에서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 이어 3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의료와 교육 분야는 각각 291%와 107%라는 증가율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의 투자를 기록했다. 김 대표는 헬스케어와 에듀테크 분야는 향후 10년 간 크게 성장할 분야라고 했다.

◇진출 전 지배구조 전략=베트남은 국내 자본메커니즘이 발달되지 않아 해외 VC에 의해 발달하고 있는 시장이다. 또, 초기 투자보다는 시장에서 검증이 되고 매출이 어느정도 발생한 이후에나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하는 특징을 보인다.

김 대표는 베트남 시장에서 한국 창업자가 성공적으로 EXIT하기 위해서는 시장진출 전 지배구조에 대한 전략을 미리 기획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며 시장경제적 요소를 도입해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기업이 베트남 내에서 번 돈을 본국으로 송금하려면 베트남 기획재정부에서 승인을 받고 기재부가 지정해준 은행을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해 송금절차가 까다롭다.

따라서 베트남 내 현지법인으로만 사업을 진행할 경우 투자를 받거나 회수하는데 불리할 수 있다. 김 대표는 AC/VC투자를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있다면 한국 또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설립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타깃시장이 베트남 하나라면 한국에 본사를 두는 것이 유리하며,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다면 최소 2개국 이상 진출 가능한 사업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와더불어 베트남 시장 진출 전 현지 채널을 통해 최적의 인력 리크루팅 채널을 셋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채용 플랫폼인 Vietnamwork, Careerbuilder, Topcv, Mworks를 활용하면 현지인 인력을 조달할 수 있으며, 현지의 로컬 IT 아우소싱 전문회사인 ITC그룹, LQA, TMA 등을 통하면 IT인력을 구할 수 있다. 한국인 파운더가 설립한 현지 로컬IT아우소싱 회사인 LECLE과 Brickvate를 활용해도 좋다고 소개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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